모노레일의난장판 :: 애플시드(2004) / 아라마키 신지

2004. 10. 12. 02:14

애플시드(2004) / 아라마키 신지








 그다지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계속 일본영화만 보게 된 것 같다. 그나마 친숙한 문화권이어서 그런가. 암튼 이번 작품은 꽤 만족. 오시이 마모루씨와는 달리 원작에 충실한 재현과 엔터테인먼트적 요소가 잘 결합된 작품인 것 같다. 모든 동작을 배우로부터 모션캡쳐한 쉘셰이딩이라는 기법도 흥미로웠고, 진지함과 재미 그 두 축이 치우치치않고 상호보완하고 있다는 느낌이어서 좋았다.
 같이 보기로 한 친구가 일이 생기는 바람에 표를 교환소에서 팔았는데 마침 그 표 옆자리에 아라마키 신지씨가 앉는 바람에 조금 아쉬웠지만, 사실 감독이 옆자리에 앉아있다면 영화에 몰입하기 어렵지 않았을까; 그래도 자신의 주관적 감수성이 언어와 나라를 넘어 타국에서 공명하는 걸 직접 본다는 건 정말 멋진 경험이었을 것 같다.
 실제로 본 아라마키씨는 정말 일본인 답게 생긴, 예술가형이라기보단 평범한 회사원같은 느낌이었다. 게다가 굉장히 예의바르기까지! 관객과의 대화에서도 정말 친절한 답변으로 꽤 즐거웠다. 영화의 철학이라던가 메세지 자체에는 그렇게 진지하게 인식하고 있지 않아서 조금 아쉽긴 했지만, 덕분에 자의식에 치우치지 않은 작품이 나온 거 같기도 하고. 영화가 끝난 뒤 악수라도 하면서 스고이데스(ㆀ)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다른 관객들의 표에 사인하느라 너무 바쁜 거 같아서 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