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레일의난장판 :: 하나와 앨리스(2004) / 이와이 순지

2004. 10. 8. 21:14

하나와 앨리스(2004) / 이와이 순지

 PIFF 순례의 대망의 첫테잎을 끊은 작품은 이와이 순지씨의 하나와 앨리스이다.



 사실 난 그저 영상만 이쁘게 나와도 만족하는 타입인데다가 이 영화는 거기에 (감독이 직접 만든!) 좋은 음악, 신선한 이야기까지 있어 나로선 굉장히 만족했다. 이와이 순지 감독 특유의 섬세한 감정선까지 보는 내내 두근두근했다.

 영화란 기승전결이 뚜렷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겐 너무 밋밋할 수도 있을 것같지만, (사실 나도 좀 더 치열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이런 것도 나름대로 좋았다.

 상영후에 관객과의 대화 시간이 있었는데, 기자들이 어찌나 북적대던지, 시야도 가려지는데다 플래시와 셔터 소리에 이게 관객과의 대화인지 기자와의 대화인지 의심스러워졌다. 관객들의 질문수준도 조금은 한심스러워서, 나는 당신의 열렬한 팬입니다.의 장황한 의문형에 조금 실망했지만, 앨리스씨는 실제로도 이뻤다.

 “요즘 아이들은 원하는 걸 쉽게 얻지 못하면, 바로 짜증을 내는 세대다. 심지어는 자유나 평화, 사랑도 마치 편의점에서 살 수 있는 것처럼 착각하고 있다. 하지만 ‘러브 레터’에서도 남자 주인공이 죽고 나서야 여자는 자신의 사랑을 깨닫게 된다. 그렇게 겨우 얻어지는 게 사랑이다.” - 이와이 순지의 인터뷰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