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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는 바꿔야 할 거짓말 / 한겨레출판
보통 '대중'이나 '현실'을 균질적인 상태로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죠. 대중은 이미 하나가 아니잖아요. 사람들은 현실, 정상, 표준, 평균 등을 동일한 의미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 표준은 비현실이죠. 평균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죠. 만일 출산율이 1.15라고 한다면, 이런 사람이 존재해요? 1.15명은 존재하지 않잖아요. 그런데도 우리는 평균이 현실이고 정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저한테 제일 많이 하는 말이, "정희진 선생 말은 옳은데 비현실적이야"라고 해요. 그러면 저는 "왜 현실이 하나라고 생각하지? 그 현실을 누가 규정하는데? 현실은 경합하는 거야. 자본가의 현실이 있고, 민중의 현실이 있어. 지금 당신은 지배 이데올로기를 현실이라고 착각하고 있어"라고 얘기하죠.
(중략)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네가 바로 모든 문제의 근원이야." 현실과 갈등하지 않거나, 투쟁하지 않거나, 문제를 느끼지 않는 사람들은 지배 이데올로기와 자기를 일치시키기 때문에 의견이 같을 수 밖에 없고, 감정적이지 않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감정적'이라는 말과 '정치의식이 있다'는 말을 같은 뜻으로 씁니다. 현실에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무슨 감정을 느끼겠어요? 저는 '쿨한' 사람하고는 말을 안 섞어요.
- 정희진, '남자'의 거짓말과 말의 권력관계 - 정의하는 자와 정의당하는 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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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네가 바로 모든 문제의 근원이야." 현실과 갈등하지 않거나, 투쟁하지 않거나, 문제를 느끼지 않는 사람들은 지배 이데올로기와 자기를 일치시키기 때문에 의견이 같을 수 밖에 없고, 감정적이지 않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감정적'이라는 말과 '정치의식이 있다'는 말을 같은 뜻으로 씁니다. 현실에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무슨 감정을 느끼겠어요? 저는 '쿨한' 사람하고는 말을 안 섞어요.
- 정희진, '남자'의 거짓말과 말의 권력관계 - 정의하는 자와 정의당하는 자 中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리즈 중의 하나. '21세기에는' 으로 시작하는 한겨레21 인터뷰 특강 모음집이다. 참 좋아하기도 하고 강연모음이라 하루만에 금방 다 읽었다. 굳이 평하자면 지난 교양과 상상력에 비해 조금 부족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겨레21 인터뷰 특강 모음집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김두식씨와 정희진씨의 강연 그리고 한홍구씨와 박노자씨의 강연이 좋았다. 특히 정희진씨와 김두식씨는 후에 각자가 낸 책들을 꼭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역에 살기때문에 직접 강연을 못듣는 건 아쉽지만, 그래도 한꺼번에 대단한 강사들의 강연을 체험할 수 있는 건 즐거운 경험이다.